줄거리
배예람의 「무악의 손님」과 클레이븐의 「바다 위를 떠다니는 손」에는 모두 ‘손’이라는 절대적 존재가 등장한다. 세부적으로는 다를 수 있으나 ‘코스믹 호러’라는 장르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두 작품은 공통점만큼이나 차이점 또한 명확하다. 그것은 작품의 눈, 세계를 바라보는 관찰자의 위치에서 나온다. 「무악의 손님」은 ‘희령’이라는 인물의 내면에 현미경을 들이대는 방식으로 개인적 관점에서 세상을 볼 수 있게 전개된다. 반면, 「바다 위를 떠다니는 손」은 절대적인 힘을 가진 미지의 존재가 세계를 파괴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을 망원렌즈로 조망하며 독자가 절대자의 위치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다.
문장과 장면을 공유하고, 장르를 공유하고, 절대적 이미지를 공유하면서도 전혀 다른 서사적 지향점을 가진 두 이야기가 조화롭게 뒤섞인 ‘책’. ‘매드앤미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이야기는 본 시리즈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했던 책으로서의 매력을 완벽히 갖추고 있는, 의심할 여지 없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