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할머니, 여동생과 함께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던 수향은 해방 이후 제주를 떠나 서울의 친부가 정권으로부터 불하받은 대저택에서 살게 된다. 어쩐지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대저택. 수향은 이 집에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또 다른 존재가 있음을 감지한다.
한편 6·25 전쟁이 발발하자 가세가 기울어진 아버지는 수향을 쌀가게 노인의 외동아들과 결혼시킨다. 원하지 않던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수향은 외동아들이라던 남편이 실은 한 사람이 아님을 눈치챈다. 수향은 가장 유순해 보이는 남자를 협박해 그들이 세쌍둥이였음을, 그리고 아버지와 계모가 이를 묵인해왔음을 알게 된다. 분노로 각성한 수향은 세 남편들을 차례대로 자기편으로 만들어 한평생 독재자였던 아버지, 수향을 팔아버리도록 부추긴 계모, 그리고 세쌍둥이들에게조차 폭력을 일삼았던 시아버지를 하루아침에 죽이고 땅에 묻어버린다.
그리고 이 모든 장면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한 남자, 마사키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의도적으로 수향에게 접근하고, 수향은 마사키가 이 집의 또 다른 존재와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책 소개
박소해 작가의 첫 장편소설 『허즈번즈』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이라는 격동의 시대에도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인 욕망을 품으며 행동하는 여성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대에서 여성은 가장 약자의 자리에 위치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모든 것을 딛고 자신이 원하는 곳을 향해 '눈물로 길을 내며' 나아가는 수향의 여정은 마치 『파친코』의 주인공 '선자'를 연상시킨다. 『파친코』 『작은 땅의 야수들』의 뒤를 잇는 시대와 욕망, 사랑과 구원의 장대한 대서사극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