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제주에서 짧은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이 각자의 실패와 상처를 안고 다시 제주에 정착한다. 좁은 이주 공동체 안에서 재회한 그들은 불안정한 현실과 감정의 흔들림 속에서도 함께 삶을 재구성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줄거리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도의 테마파크에서 식물 관리사로 일하던 세은은 테마파크와 도시에서의 일상에 환멸을 느낀다. 7년간 지지부진하게 이어 온 장기 연애가 끝을 맺은 날 그녀는 제주 여미지 식물원에서 일해 보지 않겠냐는 선배의 제안을 받게 되고,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며 제주로 향한다. 낭만이 가득한 환상의 섬 제주에서의 삶을 꿈꿨지만, 여느 이민자들처럼 도시에서의 삶에 익숙한 세은에게 제주살이는 쉽지 않다. 세은은 의지할 곳을 찾아 젊은 이민자들이 자주 모이는 커뮤니티인 ‘모슬포 다방’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10년 전 관광객 신분으로 제주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호감을 가졌던 봉민과 마주친다.
봉민은 목조 건축을 배우기 위해 제주에 정착했다. 그러나 이상과는 달리 경력이 짧은 그를 써 주는 이는 많지 않았고 대규모 건축 현장에 일용직으로 지원하는 일이 잦아진다. 그날도 건설 현장 지원을 위해 제주시에서 서귀포에 온 것이었다. 둘은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재회했지만 삽시간에 이전과 같은 마음이 되어 감을 서로 감지한다. 현장 지원 업무가 끝난 봉민이 다시 제주시로 돌아간 후 두 사람은 서로를 진정으로 응원하는 사이로 돌아가기로 합의한다. 혼자만으로도 벅찬 이민자의 삶에 처지가 비슷한 삶을 하나 더 얹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다.
한편 여미지 식물원 최대 행사인 봄꽃 축제가 다가오고, 출신이 다른 식물들을 한곳에 모아 심으며 세은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퇴근하자마자 스파크에 올라 시동을 걸고 동쪽으로, 동쪽으로 향하는 세은. 그리고 그 앞에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봉민이 나타나는데…
책 소개
‘환상의 섬’에서 이어지는 낯설고 불안정한 삶,
우리는 서로의 안식처가 될 수 있을까?
『건너편의 날씨』는 도시를 떠나 제주에 정착한 두 이주자 청년의 재회와 사랑을 그린다. 사람에 지친 식물 관리사 세은과 목조 건축을 배우려 왔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봉민. 10년 전 우연한 인연이 다시 이어지면서, 낯선 땅에서 외로운 삶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위협이자 위로로 인식한다. 이주자들의 아지트인 모슬포 다방, 제주의 토착 식물과 외래 식물이 공존하는 여미지 식물원 등 현실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사랑이란 결국 ‘타향에서 서로의 집이 되어 주는 것’임을 보여주는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로맨스다.
작가 소개
정지향
2014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초록 가죽소파 표류기』, 소설집 『토요일의 특별활동』 등이 있다. 다산북스 문예지 《epiic》의 편집위원으로 일한 바 있다. 현재는 예술고 등에서 소설창작을 가르친다. 성장과 성애, 그리고 여행에 대한 소설을 많이 썼다. 공저로 『호텔 프린스』, 『새벽의 방문자들』, 『소스 리스트』, 『우리는 날마다』, 『세상이 멈추면 나는 요가를 한다』 등의 앤솔러지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