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박소해 작가의 장편소설 『와이브즈』는 전편 『허즈번즈』에서 격동의 시대를 “눈물로 길을 내며” 돌파했던 수향의 생존 의지를, 전후 미국 남부라는 또 다른 폭력의 무대로 확장한다. 이번 작품에서 수향은 이민자·유색인 여성에게 덧씌워진 타자의 시선과 계약, 그리고 ‘아내’라는 이름에 붙은 굴레를 정면으로 뒤집어, 끝내 그것을 연대의 깃발로 바꿔 세운다. 귀신 들린 대저택과 반복되는 저주의 시간은 단순한 공포 장치가 아니라, 여성들의 상처와 역사적 죄업을 직면하게 하는 거울이며, 그 거울 앞에서 수향과 ‘아내들’은 더 이상 이용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의 서사를 전개해 나가는 주체가 된다. 『허즈번즈』가 욕망과 각성의 서사였다면, 『와이브즈』는 상실 이후에도 함께 살아남는 법을 발명하는 여성 연대와 구원의 대서사다.